Best of Color-Small, 01/2021
간단한 자기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타투이스트 조각입니다. 솔님에게 타투를 받았던 계기가 수강까지 이어져 4년 전쯤 스튜디오바이솔 소속 타투이스트로 타투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경기도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개인 샵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 컬러스몰 장르에서 우승하였는데 본인이 하는 타투스타일 소개 및 디자인 프로세스를 설명해주세요.
한국에서 ‘물감타투’로 불리는; 물감을 몸에 얹은 듯한 리얼한 컬러타투 작업을 주로 합니다. 물감 작업은 시각적인 컨셉보다는 타투에 담는 의미에 대한 고민 중 나온 결과물입니다. 제작 도안이 아닌, 제 스타일을 보여 줄 수 있는 플래시 도안을 그릴 때마다 어떤 소재를 그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살아있는 것들은 꼭 시간이 지나면 변하기 나름이라 생각해 선뜻 도안에 의미를 담아 제시하기 어려웠습니다. 시간이 지나 의미가 변하더라도 상처 받지 않는 것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단순히 ‘컬러’라는 컨셉을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색은 누구에게나 있고 워낙 추상적인 소재라 원하는 만큼의 어떤 의미도 다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시간이 지나 그 색을 싫어하게 되더라도 그냥 한 때 좋아했던 색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가벼움이 마음에 들었어요. 컬러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원시적으로 물감을 떠올렸습니다. 당시에는 페인팅 타투, 브러쉬 타투 등 물감을 활용한 타투들은 있었지만 물감 그 자체를 표현한 작업물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무턱대고 손님에게 작업했다가 원하는 만큼의 물감 표현이 나오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어 제 허벅지에 셀프로 작업하고 6 개월 정도 후 발색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물감 타투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나 작업이 있나요?
물감 타투의 첫 시작이, 새로운 컨셉이라고 많이 관심 주시는 ‘물감을 짜 놓은 형태’였다면 요즘에는 물감을 활용하는 데에 더 관심이 갑니다. 특이한 형태의 붓, 낡은 붓, 이빨이 빠진 나이프 등 다른 요소가 결합된 물감을 표현하는 것에 재미를 느낍니다. 모든 작업을 좋아하지만 새로운 재료를 활용하는 작업은 언제나 하고 싶습니다.
사용하는 머신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사용하는 머신은 비숍 완드, 샤이엔 호크펜, 솔노바(유선) 입니다. 새로운 장비에 관심이 많아 머신이 나오면 대부분 사거나 빌려서라도 써보는 편이에요. 라인+명암 작업 / 패킹 작업을 구분해서 머신을 사용합니다. 오랫동안 단쿠빈을 사용했었는데 아주 작은 작업을 할 때에도 바늘을 2~3번은 바꾸는 편이라 세팅이 편하고 일정한 카트리지 머신을 쓰게 됐습니다.
1월 우승자로서 문신 초심자에게 조언
제가 원래 겸손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한국에 워낙 뛰어난 천재들이 많다 보니 한국 타투이스트로 살며 겸손을 배웠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저도 항상 초심자라고 생각하고 작업합니다. 같은 초심자분들에게 제 얘기를 해보자면, 저는 제가 한국에서 타투를 하는 타투이스트라는 게 서러울 때가 많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미친 타투이스트들이 많은 나라에서 태어났나 하면서요. 스스로 조금 성장했다고 느낄 때마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친구들, 옆 동네 타투이스트분들 작업을 보며 겸손을 되찾곤 합니다. 다행인 것은 제가 아는 멋진 타투이스트분들이 모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작업한다는 것과, 타투는 내 손님을 만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타투 천재들의 나라에서 태어나 비교하고 절망하며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 일 수 있겠네요. 너무 남과 비교하면서 자괴감에 빠지지 말고 항상 행복하게 작업하시기를 바랍니다.
대회 참여 소감 및 추가 comment
승부욕이 없어 경쟁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그림랜드에서 진행하는 타투 대회가 생겼다는 말을 듣자마자 심장이 뛰었어요. 저는 대부분의 한국 타투이스트 분들을 존경하고 쉽게 사랑에 빠져버립니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라는 생각에 작업하기 전에 연습하려고 고무판도 구매했습니다. 시간이 안되어 고무판에 작업을 하진 못했지만, 다음에 또 참가하게 된다면 꼭 고무판을 쓸 생각입니다. 그만큼 한국 타투이스트분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의미가 큽니다. 첫 대회 첫 시작이라 참여하시는 분이 많이 안 계셨다는 것을 나중에 알고 조금 슬펐습니다. 경쟁률이 소소한 데에 비해 너무 큰 상품을 받게 되어 죄송한 마음도 드네요. 내년에 또 참석해서 멋진 한국 타투이스트분들과 경쟁해보고 싶어요!